한국의 명문고등학교 포항제철고
- 건강정보
- 2015. 10. 20. 18:37
한국의 명문고등학교 포항제철고
포스텍에서 연구하는 R&E 원조 학교
포항제철고는 포스코 임직원 자녀 교육을 위해 1981년 설립한 학교다. 처음에는 포스코 임직원 자녀 60퍼센트, 경주ㆍ포항 지역 성적 우수 학생 40퍼센트였지만, 2010학년도에 자사고로 전환한 뒤 2012학년도부터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고3 위로는 전국에서 내로라할 만한 우수생이 입학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학교의 대학 진학 실적은 전국 단위 선발 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13학년도에는 서울대 29명, 연세대 15명, 고려대 31명, 카이스트 22명이 합격했고, 2012학년도 SKY 합격생은 88명, 2011학년도에는 110명이었다. 김홍규 포항제철고 교장은 “전국 단위 선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가 한 단계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 연구를 통해 깊이 있는 진로 탐색
포항제철고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가 10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R&E(Research and Education)다. 대학ㆍ연구소 등 외부 연구기관과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R&E 참여 학생들은 방과 후나 여름방학을 이용해 걸어서 30분 거리인 포스텍 실험실에 간다. 김운태 연구부장은 “입학사정관제나 수시 등에 유리하다 보니 R&E를 하는 학교가 늘었지만, 도입 초기에는 수능 점수가 대학 진학에 절대적일 때라 내부에 반대 여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고, 1학년 때 성적 우수자 중에서 선발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약 120명으로, 전체의 25퍼센트 정도다. 학생들은 68시간 이상 실험을 한 뒤 연구보고서를 제출한다. 매년 10월에는 우수한 논문을 선정하는 R&E 논문 발표 대회도 한다. 인문계열은 경영ㆍ철학ㆍ경제ㆍ역사 등에서, 자연계열은 수학ㆍ물리ㆍ화학ㆍ생명과학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가지는 것은 물론, 전공 선택 전 관심 분야를 연구하며 진로를 계발한다. 실험 연구를 진행하는 포스텍 안양수(화학과) 교수는 “고등학생 때까지 배우는 지식은 양에 비해 깊이가 없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대학 화학과에 진학한 뒤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고 공부하는지 미리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선행학습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교수 강의 들으며 수학 배경지식 쌓아
포항제철고는 올해 인문학과 자연 분야를 통합한 과제 연구 프로그램인 IBP(Integrative Investigation Basic Program)를 신설했는데, 1학년 1학기 수학, 영어, 과학, 국어 성적을 토대로 학생을 선발해 1학년 2학기부터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수학, 과학, 인문, 사회 등 기초 학문 분야의 주요 이론과 학습자들의 사상 및 탐구 방법론 등을 역사적ㆍ종합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통합적으로 탐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박성두 입학홍보부장은 “현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과 과학, 철학 등 다양한 소양을 갖춘 창의적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대학 전공 분야를 탐구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ㆍ창의적인 지식과 기능, 자연 및 사회 현상에 대한 통합적 인식력과 체계적 분석력, 학문 연구에 대한 도전의식과 합리적 문제 해결력을 길러준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정보통신 분야는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 수학은 본교에 재직 중인 러시아 교수와 포스텍 수학과 교수, 과학은 서울대 교수, 인문 분야는 포스텍 인문사회 교수, 사회 분야는 한동대 교수를 초빙해 진행한다.
스포츠를 통한 행복 학교 프로젝트
영재 프로그램뿐 아니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심화 학습 동아리도 있다. 학생이 멘토이자 멘티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동아리 활동과는 별개다. 현재 PIPE(영어 토론 동아리), 크렉스(화학 탐구 동아리), 무지의 지(철학 동아리), 잡담(job談ㆍ경제 동아리) 등이 있다. 3월 초 학생들이 자신과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학습 동아리 운영 계획서’를 제출하면 담임교사 재량으로 허가를 해준다. 학교는 공부만 강조하지는 않는다. 1학년 학생은 종합체육과 검도 중에서 의무적으로 한 가지를 배워야 한다. 1인 1기다.
2013년 9월에는 포스코교육재단에서 ‘글로벌 일류 시민을 양성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른바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다. 입시 위주의 교육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 시행한 토요 스포츠 활동이 그중 하나다.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한 것으로, 배드민턴ㆍ스쿼시ㆍ스케이트ㆍ클라이밍ㆍ요가ㆍ조정 등을 선택해 배울 수 있다. 박 부장은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해 목표를 세우고 집중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내년부터 모든 교사가 학생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명문고등학교 中에서, 중앙일보 메트로 G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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