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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아픔을 간직한 제주 다랑쉬 오름

제주여행, 제주 다랑쉬오름 


4.3 사건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다랑쉬 오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6


다랑쉬 오름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 하여 다랑쉬(도랑쉬, 달랑쉬)라 부른다고 하며, 송당리 주민들은 저 둥그런 굼부리에서 쟁반같은 보름달이 솟아오르는 달맞이는 송당리에서가 아니면 맛볼 수 없다고 마을의 자랑거리로 여기기도 합니다. 


오름 주변에는 4.3사건으로 폐촌된 다랑쉬마을(월랑동)과 지난 92년 4.3희생자 유골 11구가 발견된 다랑쉬굴이 있습니다.


멀리서 다랑쉬오름을 보니 중절모자를 땅 위에 올려놓은 것 같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도입부에 등장하는 코끼리를 소화시키는 보아뱀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생각난다. 다랑쉬오름에 오르면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 하여 ‘다랑쉬’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월랑봉’이라고도 한다. 높이는 약 400km밖에 되지 않지만 분화구의 깊이는 115m에 이르며, 분화구를 따라 도는 길은 1500m에 이른다. 멀리서 보면 다소곳한 여인의 치마폭처럼 근사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흐트러짐 없는 균형미는 다른 오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곳만의 특징이다. 


제주 오름, 다랑쉬오름


분화구를 두고 떠오르는 달을 맞이하는 것은 다랑쉬오름에서 만나는 최고의 아름다움 중 하나다. 또한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일몰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절경이다. 다랑쉬오름에 오르는 등산로는 하나다. 이전에는 곧게 뻗어 있던 등산로를 최근에 오름 보호를 위해 지그재그로 오르게끔 만들었다. 오름의 경사가 심해 무거운 배낭을 지고 가다 쉬기를 수차례 반복한 후에야 겨우 오른다.


다랑쉬오름을 힘들게 오르면 세찬 바람이 나를 맞이한다. 때로는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부는데, 이 바람을 이기고 돌아보면 멀리 성산일출봉부터, 우도 그리고 한라산까지 보이는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굴곡진 우리네 인생과 교감하려는 자연이다. 웃음 한 번, 눈물 한 번, 이 소박한 인생 자체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거창함이 아닐까 싶다.


입산통제기간

봄철 2/1 ~ 5/15

가을철 11/1 ~ 12/15

(산불조심기간에는 통제되는 오름으로 사전에 확인)


주변에는 고만고만한 오름들이 단짝 친구처럼 모여 있다. 용눈이오름, 솔지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높은오름 등이 제각각 개성 있는 모습으로 저마다의 맵시를 뽐낸다. 제주가 아니면 보기 힘든 이 독특한 풍경은 이곳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하는 단골 여행코스가 되었다. 오름 제일 높은 곳 양지 바른 곳에 앉아 배낭에 넣어온 녹차와 과자를 꺼내 먹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오름에 있다”는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동글동글한 수많은 오름을 찾아 오르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모자란다. 



다랑쉬오름에 오르면 맞은편에 아끈다랑쉬오름이 있는데 다랑쉬오름에 비해 작고 아담해서 귀엽기까지 하다. ‘아끈’이란 ‘버금, 둘째’라는 뜻으로 ‘작은다랑쉬오름’이라고도 부른다. 예전 이 오름의 분화구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4 · 3 사건이 일어나 1948년에 군과 경찰의 토벌대 작전으로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한다. 커다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오름이다. 매서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아우성을 들으면서 이념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잠시 생각해본다. 다랑쉬오름에서 보낸 시간은 자연과의 장엄한 대화의 시간이었다. 귀를 기울이며 가까이 다가간다. 손을 뻗어 하늘을 잡고 다리를 뻗어 이 오름 저 오름으로 날아간다. 오래전 격렬하게 살아 있던 오름은 이제 여행자의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주변 여행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에 대한 사랑을 사진으로 표현했던 고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다. 제주의 오름을 오르기 전 또는 오른 후에 두모악에서 그의 오름 사진을 보면 남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064-784-9907


비자림

단일 군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199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숲에 있으면 하늘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자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며, 그 푸른 숲길을 걸으면 말로는 형언 못할 청량감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문의: 제주시 관광지 관리사무소 064-783-3857


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28 中에서, 유영철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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